2026년 <<현대수필>> 가을호에 신작 <구멍, 이동의 완성> 발표
구멍, 이동의 완성장금식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새벽바람을 쐬려고 신발을 신는 순간 엄지발가락 쪽에 뻥, 뚫린 구멍과 마주했다. 헤어져야 하는 쓸쓸함과 버려야 하는 난감함이 마음속 파문을 일으킨다. 너덜거리고 낡은 몸체가 수명을 다한 것 같다. 작은 빗방울마저 막아주지 못하니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축축함을 말리기엔 역부족이다. 꿰매거나 수선도 불가능해 불편함이 임계점까지 왔다. 해지고 뜯어진 바닥까지 보였으나 퀴퀴한 냄새가 아닌, 세월을 묵히고 숙성된 냄새가 난다. 그 구멍이 며칠 전보다 왜 더 크게 보이는지, 닳고 닳음에 대한 이동의 역설적 궤적일까. 허술하거나 결핍으로 온 구멍이 아니고, 호기심이 동해 일부러 손가락을 넣어 파낸 틈도 아니다. 갑갑함을 피해 밖으로 나가 발에 힘을 주며 걸어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