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꼬쟁일세
장금식
(julienna@hanmail.net)
주디는 싱글벙글, 콧디는 벌렁벌렁, 궁디는 살랑살랑, 콧노래까정 흥얼흥얼.
“니 오늘 기분 째지네.”
“군대 있는 우리 똥 강세이 보러 간께 하늘도 찌르게꾸마. 가가 하루도 노래 못 들으마 죽는 아라, 내 오늘 핸드폰 충전 단디 해나따.”
보조 바떼리도 만땅해 놓고 까무마 안된다, 안되고 말고, 열 번 도 더 배랐는데 고마 내 꼬라지 이기 머~꼬. 대갈빼기가 돌띤가. 그걸 까묵다이. 차는 하마 출발 해뿟꼬 이 일을 우야마 좋노.
“아~ 나 참! 아~ 나 원!”
“와? 와 그라는데? 머 잘못 뭇나?”
“폰 안 가꼬왔다 카이.”
“가방 디비씨가 잘 차자바라.”
“업다꼬, 업다카는데 자꾸 케샀는다.”
“다리 몽대이 흔들민서 노래 불러싸코 촐랑거릴 때 내 알아봤다.”
“…”
난 속으로 얼마 안 와쓴께 폰 가지러 집에 다부로 가자고 칼 줄 알아띠마 속 디비지는 소리만 자꾸 해삿능기라. 뿔따구 나서,
“등신 가꼬 티미한 사람이 내 뿌인가. 천지 삐까리고 새비릿다.”고 똥낀 놈이 돼가 성을 버럭 내뿌릿지 머. 내 눈치를 힐끔 보디 그때사 달래드시 하는 말이,
“니, 이참에 폰 업시 한번 지내바라. 우예 보마 니 폰 중독증이 쫌 있다 아이가.”
‘머라꼬? 내보고 중독이라 캤나. 중독 조아하시네. 함부로 씨부리지 마라’ 이 말이 목구녕까지 올라오는데 증말루 내가 좀 그렇긴하지.
집에 냅 두고 온 폰을 누가 쌔비 가기라도 하마 우얄꼬 시퍼 과대망상적 불안이 스멀스멀 기 오리는데 죽겠더마. 그 많은 주소록은 우야고, 비밀번호 적어 논 메모 쪼가리에다가 수필 단상들이 적힌 보물창고들. 아 ~, 망했다, 망했어. 안절부절, 붉으락푸르락 열불이 올라오는구마. 그따다 아들 전화도 못 받게 댓다꼬. ‘에구, 내가 전화 안 받으마 지 아부지 전화로 하겠지.’ 남편 전화로 통화가 되긴 했다.
근디, 간사한기 사람이라, 시간이 갈수록 폰 생각은 이자뿌고, 불안도 실지기 내빼 뿌리고 펄펄 끓던 마음도 꼬랑대이 살살 내라 논능기라. 아인기아이라, 폰이 요술 방매이 같고, 나캉 폰을 끄내끼로 꽉 무까가 떨카노마 안되는 사이 같은데 그래도 잘 생각해 보마 불편한기 한두 가지가 아이라꼬.
와, 그거 안 있나. 카톡 카톡 카민서 들이미는 ‘좋은말’ 시리즈. 좋은 말이긴 하지. 좋은 말들이 새 천지 삐까리, ‘좋은말 공화국’인가. 그런 말 마이 들으미 사는 대한민국 사람들인데 날마다 나라가 글키 시끄러븐건 또 머꼬, 그것도 참 알다가도 모릴 일이라.
‘님, 안녕하시냐고?’ 물으미 시작하는데, 하도 들으가 고마 카톡 소리만 나도 간띠 쪼그라들고, 가심이 벌렁거리민서 식겁한다 카이. 칸트의 행복조건을 말해싸민서 행복하게 살아라는구마. 아이, 참! 내가 그리도 불행해 보이던가배. ‘할 일 있고, 사랑하는 사람 있고, 희망 있으마 행복하다.’ 이카미 자꾸 뻔한 내용으로 사람 귀찬케 하네. 그거마 아이라꼬.
나 원 참, 며칠 전엔 교만한 사람 이바구를 서까가 ‘인생교훈’까지 들먹거리미, 교만한 삶이 헛된 삶이라꼬 인생 헛살지 말라며 훈계도 받았다 아이가. 기분 나뿐께 이런 글 고마 보내라 이칼수도 업는기라. 마카다 나보다 연배 높은 할매 할배라 더 이상 이런 글 안 받고 싶다카마 ‘니 와그래 버르장머리가 업노. 아 어른도 안비나. 싸가지 없기는. 조은 말할 때 까불지 마라. 모뙈 빠져가꼬. 인생 헛살지 마라’ 당장 이칼꺼 아인가배.
요것까지도 조타꼬. 마음 가라안치기도 전에 ‘살림지혜’를 덤으로 해서 시어마시가 미느리 길들이는 기막힌 방법까정. 엿재이 마음대론 기라. 심장이 뒤비져 그냥 확 악마의 편집이라도 하고 싶더마 이라지도 저라지도 못할 때가 한두 번이 아이구마. 아이 참, 내가 시아부지만 있다는 걸 모르시나봐.
살림 못 사는 건 우예 알았는지, 그건 뜨끔하더마. 과일 이뿌게 깎는 거, 삶은 게랄 수월케 까는 법, 빵 올키 자르는 법 등등. 하모, 보내는 사람은 애정을 가꼬 내가 사랑시러버 보낸 줄 알긴 하지. 근디 내용을 잘 뜯어보마 훈계나 충고 같은 뉘앙스가 억수로 만타는 걸 와 모릴꼬, 답답버래이. 그따다 땅바닥 탁 치고 기절초풍할 일은 이런 기막힌 묘법을 막 퍼다 날라라는 명령까정. 내가 연락배인가 머?
그건 그렇타 치자, 와 단톡방이라는 것도 안 있나. 동창생들 방, 동기간들 방, 동아리 방, 계모임방, 방들도 방들도 새비릿다. 이방에서 카톡, 저방에서 카톡, 울어대는지 웃어대는지 수시로 ‘카톡 카톡’! 고마 나는 울고싶데이. 잘못 들어가마 나오기도 억수로 골치 아픈 그 방.
서로 좋고 따시븐 말마 오고가는 것도 아이라, 우얄 땐 잘못 아달이 되마 마카다 있는 방에서 생각이 다른 동창생이나 계꾼들끼리 쌈박질하는 귀경도 해야된다니까. 아이고 싸울라마 단 둘이 자기 방에서 싸우지 와 저카는고. 속으로만 끄~응! 투명인간 돼가 귀경만 하는데도 그기 쉬운 기 아이더만.
공과 사를 구분 못한께 증말로 답답고 애들븐기라. 싸움 구경도 오래 하고 있으마 방을 나가고 시픈 맴이 꿀뚝같은데 나가기 누르마 ‘와 우리가 실나? 니 머그래 잘났노’ 이칼끼고. 화가 치밀 때도 기냥 있어야 되는 운명 공동체 같다니까. 어떨 땐 승질 나가 아무 죄 업는 비짜리 몽대이만 발로 주 차뿌고 씩씩 거리능기라. 대체 이기 머꼬? 폰이 다 원죄 아이가.
그라고 또 더 미치고 팔딱 뛰능 건 뭔고 하마 단톡방 출입은 통행금지도 업다능 거. 늦은 밤이든 첫 새복이든 상관 업따. 꿀잠이 살폭 들라카는데 ‘카톡’ ‘카톡’! 사람 미친다 카이. 화가 머리 끝까정 치밀어 올라, 내 암 말도 안 할라켔는데 도저히 못 참겠서가 폰을 버떡 들었다가,
‘아이고 니는 아가 와 그래 헤깝노’ 이칼끼니 ‘시도 때도 업시 댁발로 주 지끼샀네. 고마 하소.’ 이카고 또 잠을 청해보는 기라.
‘고거 젊은 기 증말루 암꺼도 아인 거 가꼬 밸라기는, 고마 확 쥐기뿔라마, 니는 안 늘나보자, 숭악하기는...’
내가 잘못한 기 업는디 이 소리가 귀에서 와글와글거리는 거 같다 카이. 와 ‘카톡 윤리 강령’ 가튼 거는 업능고.
불편한 기 한 두갤까. 늘어 노마 만리장성도 모자랄 끼라. 인생에 즐거움이 있으마 괴로움도 있듯이 물건에도 편리함이 주어지마 불편함도 감수해야된다, 이 말인가. 폰 업시 지내본께 ‘카톡’의 감방에서 한업시 자유로와지는구마. 문명의 이기라는 거 업시도 살 수 있는데 와 그래 그거에 목매달며 살았능고?
며칠 전 일을 글로 써보다가 ‘남편 말이 버릴 게 업구마!’ 요 말이 퍼떡 생각나는기라. 또 폰 업쓴께 일키 편하고 조아가 남편한테 요러쿠롬 립서비스 좀 했꾸마.
“당신 말이 꼬쟁일세.” 라고.
그라고 나서 그 머시고 은근실찌기 조은 소리 함 들어볼라꼬,
“당신 이바구도 쬐께 있슨께 이 작품 함 읽어볼랑기요?”
얼릉 받아 일디 여불데기로 고개를 쓰윽 돌리고 씨익 쪼개능기라.
“와? 와 그라는데?”
“당신이 우리 가족방에서 맨날 하는기 바로 이기라. 허허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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