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닐 패트릭 해리스
2014, 미국영화
닉과 에이미는 파티에서 만났다. 만나는 순간, 그들은 사랑의 콩깍지로 눈이 먼다. 그 콩깍지가 워낙 단단하여 누구도 벗길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커플이다. 그러나 둘 사이에 돈, 불신, 거짓 문제가 개입되면서 콩깍지가 조금씩 벌어지다가 급기야 결혼 5주년 기념일에 에이미가 껍질을 박차고 나와 사라진다. 유명 인사였던 에이미가 사라지자 세상은 실종사건으로 떠들썩하다. 언론은 에이미가 살해되었다고 보도하고 경찰은 닉을 용의자로 주목한다. 스릴러 영화 <나를 찾아줘>의 스토리다. 원제는 <Gone girl>, 사라진 여자, 사라진 아내다.
사건을 추리해가면서 끔찍한 공포를 담은 스릴러 영화이다. 남편의 바람기에 대한 복수를 위해 에이미가 스스로 만든 자작극이지만 영화내용과 형식을 떠나 보통 부부들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보았다.
결혼 초에 대부분의 아내들처럼 남편이 늘 장미 꽃다발을 갖다 주며 핑크빛 사랑만 있을 거라는 순진한 생각에 빠져있었다. 그 핑크빛이 옅어지는 데는 첫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터였다. 둘이 셋으로 바뀌면서 점점 복잡한 일이 생기고, 미로 같은 길을 빠져나가기 위한 해결 방법은 싸움밖에 없었다
자기주장만 할 줄 알았지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생각은 조금도 할 줄 몰랐으니 영화주인공의 섬뜩함만 빼면 그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한 치의 양보나 관계의 성숙을 위한 인내를 동반한 고독 같은 것이 없는, 이기적이고 겉모습만 번지러한, 아름다움이 사라진 꽃이었다. 분명 동화속의 아름다운 여인은 아니었다.
부부관계를 함수로 나타내면 2차함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프로 그리면 위로 볼록이거나 아래로 볼록인 포물선이다. 포물선 중간을 지나며 세로 직선을 그으면 정확하게 좌우 대칭이 된다. 한 치의 기울기라도 벗어나면 대칭에서 멀어진다.
우주선을 쏘아 올릴 때도 각도가 조금만 틀려도 궤도를 이탈한다고 한다. 부부 우주선도 마찬가지다. 둘이 함께 쏘아 올려 성공시켜야할 우주선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가자고 계속 우기다보면 말다툼이 시작되고 영화 속 부부처럼 최악의 파탄 지경에 이르러 우주선은 발사조차도 못하고 더 높은 창공을 향해 날지 못한다.
이제 베테랑부부가 될 만한 나이인데도 우습게도 우리 부부는 영화를 본 날도 궤도를 이탈했다. 영화를 본 후,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서로를 놓쳐 버려 나는 극장 앞에서 기다리고, 남편은 주차장에서 기다려 티격태격했다. 그날따라 휴대폰도 놓고 나가 우리는 서로 한참동안을 엇갈린 길에 서 있었다. 그 일로 며칠 동안 냉전을 했으니 두 손 잡고 영화관에 간 게 무색할 지경이었다. 쌍방통행이 이리도 어려운지 내내 생각해보았다.
배려하고 보이지 않는 면을 보려고 조금만 노력한다면 두 손이 척척 맞아 하이파이브를 즐겨 할 수 있는 관계가 부부이려니. 손을 부딪치며 맞장구를 치는 것도 아무하고나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따져보면 박수치는 것도 상대가 있어야 하는 법, 부부는 인연이 아니면 만날 수 없을 게다. 인연을 통해 일방통행이 아닌 양방의 길로 함께 나아가는 길! 간단하고 쉬운 길!
영화본지는 한참이 되었지만 감상 후기를 남기는 지금, 다시 피식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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