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

<그을린 사랑; incendies>

율리안나 2015. 7. 18. 23:47

<그을린 사랑>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루브나 아자발, 멜리사 데소르모 뿔랑, 막심 고데트

2011년 캐나다 영화

원제 "incendies"는 불어로 “화재, 화마, 동란, 반란, 격한 감정의 폭발” 등으로 해석되는데 우리나라에서 <그을린 사랑>으로 번역되었다.

중동 레바논의 한 가톨릭 집안의 ‘나왈’이라는 여자 주인공과 전쟁 난민 무슬림 남자 ‘와합’과의 러브스토리에서 시작된다. 둘의 사랑을 알게 되자 나왈의 형제들이 와합을 총으로 쏴 죽이는데 나왈은 임신한 상태. 할머니의 도움으로 아이를 낳긴 하지만 바로 고아원으로 보내진다. 이후 그녀는 삼촌집에서 대학공부를 하다가 이어지는 전쟁에서 아들을 찾아 나서나 못 찾는다. 그 아들은 자라면서 전쟁광이 되어 총 쏘는 일이 평범한 일상이 된다. 나왈은 기독교인들의 무자비한 무슬림 학살에 보복을 위해 크리스찬 민병대 대장을 살해한다. 크파리얏 감옥에 투옥된다. 아들 니하드가 공교롭게도 엄마가 있는 감옥의 사형집행인이 된다. 그곳에서 ‘노래하는 여자’로 불리는 나할, 즉 친엄마인줄 모르고 강간, 감옥에서 쌍둥이 아이들을 낳는 비참한 현실이 마주한다.

나활은 감옥에서 출소해 캐나다에서 두 아이와 살다가 죽기 전에 유언을 남긴다. 두 아이들에게 편지를 남긴다. 두 아이들에게는 친형제이고 동시에 아버지인 ‘니하드 드 메이’, 나중에 바뀐 이름 ‘아부타렉’로 ‘니하드 하르마니’로 이름 바뀐 아버지를 찾아서 편지를 전해주는 내용이다.

정말 총에 맞고 칼에 찔려 아프고 슬픈 기분. 지상에서 가장 서글픈, 그리고 가장 처참하고 가혹한 영화이다. 그 어떤 영화도 이 보다 더 슬플까? 그 안에 얽힌 사랑, 그것도 그을린 사랑, 화마에 타나 남은 상흔 같은 사랑, 전쟁이 낳은 사랑. 영화가 아니라 전쟁 중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감히 추측해본다.

전쟁.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한 남자를 죽음으로, 죄 없는 한 아이를 죄로 물든 암울한 역사 속으로, 한 여자에게 끊을 수 없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감을, 가혹한 운명을 받아들이며 죽음을 맞이한 것. 그리고 어머니가 죽은 후,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라 새로운 가족관계를 받아들여야하는 끔찍한 인연. 생각만 해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현기증이 온다.

그러나 결국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레바논으로 여행 아닌 여행을 떠나는 그들.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가는데 영상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를 오고 가며 어머니의 비밀을 밝혀준다. 친 형제이자 친아버지를 찾아 종교분쟁으로 할퀴어진 중동지역 레바논은 그 둘에게 치료할 수 없는 상처라 가혹함을 주지만 더 슬픈 것은 이 현실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

나왈에게는 아들이자 남편, 쌍둥이들에게는 형이자 아버지인 이 복잡한 관계.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되어야하는데 슬프게도 하나라는 것. 아버지가 곧 형이라는 것. 나왈이 죽은 후에 모든 것이 밝혀지고 모두는 이것을 받아들인다. 유언 안에 들어있는 편지글이 바로 이 영화의 키워드고 포인트이며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이다.

<첫 번째 편지>

떨리는 손으로 이 글을 쓴다. 나는 널 알아봤는데 넌 날 못 알아봤어.

정말 놀라운 기적이었어. 난 네 72번이야. 이 편지는 우리들의 자식들이 건네 줄 거야. 그 얘들을 못 알아볼 거야. 아주 아름답거든. 하지만 걔들은 네가 누군지 알아. 그들을 통해서 말하고 싶어. 네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하지만 넌 곧 침묵하겠지. 알아. 진실 앞에 침묵할 수밖에 없을 거야. 창녀 72번.

<두 번째 편지>

내 아들에게.

이건 사형집행인에게 말하는 게 아니란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난 항상 널 사랑할거야. 그건 네가 태어날 때 네게 했던 약속이야. 내 아들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난 항상 널 사랑할거야. 내 평생 동안 널 찾았는데 드디어 널 찾았어. 넌 날 알아볼 수 없었단다. 네겐 오른쪽 발 뒷꿈치애 문신이 있단다. 내가 그걸 봤어. 난 널 알아봤지. 네가 멋지다는 것도 알았어. 이 세상의 모든 달콤함과 함께 널 기억할게. 내 사랑. 네 자신을 위로해라. 그 무엇도 함께 하는 것만큼 아름답지 못하니까. 넌 사랑으로 태어났단다. 네 동생과 여동생도 사랑으로 태어났어. 함께 하는 것보다 아름다운 건 없단다. 너의 엄마, 나왈 마르완. 수인번호 72.

<세 번째 편지>

사랑하는 아이들아! 이야기의 시작이 어디일까? 너희들이 태어났을 때? 그럼 공포로 시작되겠지. 너희 아버지가 태어났을 때? 그럼 대단한 러브스토리로 시작될 거야. 나라면 너희 이야기는 이 약속으로 시작될 거라 생각해. 너희들이 고맙구나. 난 오늘 드디어 그럴 수 있었어. 분노의 끈이 끊어졌거든. 드디어 너희를 품에 안고 달래며 자장가를 부드럽게 부를 수 있었어. 세상에 함께 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단다. 사랑한다. 너희들의 엄마, 나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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